오늘 이모니카이 겸 바베큐를 하면서 들은 이야기인데,
우리 양자사이언스 코스는 기계과 내에 있지만 좀 성격이 다르다. 기계과지만 핵분열 핵융합이 어떻고 중성자 손상이 어떻고 이런걸 하니까.
다르게 말하자면, 항공우주 코스가 제일 인기가 많고 들어가기가 힘들지만, 항공우주 코스 애들이 졸업을 했다고 해서, 그 많은 인원이 전부 항공우주로 가지 않거든. 대학에서 항공우주 관련 연구를 했다고 해도, 중요한건 '항공우주'가 아니라 공학적으로 '연구'를 하는 방법이고, 취직해서는 항공우주와 관련 없는 연구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일단 항공우주 관련 인원 수요가 그만큼 크지 않다는 게 이유고.
근데 양자사이언스는 처음부터 그 목적이 딱 정해져 있었다고 해. 원자력 산업에 끌어다 쓸 재원을 만들어서 보충하는 거. 뭐 일단 기계과 내에 집어넣긴 했는데, 우리는 양자사이언스 관련 연구를 하고 실제로 원자력 산업에 그대로 들어간다는 걸 가정하고 커리큘럼을 짰다는 거지. 그 이유 때문에 양자사이언스 고유의 과목들이 많은 편이고. 하지만 기계과 내에 있으니까, 양자사이언스 과목들은 들은 다음에 기계과의 보통 과목들을 듣는것도 당연히 추천.
그런데 문제는 사무과의 사람들과 커뮤니케이션 불발로 인해서, 양자사이언스 과목들과 다른 일반 기계과 과목들과의 순위가 똑같이 되어버려서, 원래 계획대로라면 양자 관련 과목들을 우선적으로 이수한 다음 남는 시간에 다른 기계과 과목들을 듣고 싶으면 듣게 하는게 목표였는데, 뒤죽박죽이 되어버려서 양자 관련 과목을 듣나 다른 기계과 과목을 듣나 우선순위가 똑같으니까 굳이 양자관련 과목을 우선적으로 듣지 않아도 학년 진급 가능, 졸업 가능. 문제가 생겼다 아악. 라고 담당 교수가 외쳤다. 아악.
하지만 난 그것도 모르고 양자과목들은 내가 양자사이언스니까, 라는 이유로 다 우겨넣고 난 기계과니까 라고 다른 기계과 과목들까지 꾸역꾸역 우겨 넣어버렸다는거지. 괜찮아괜찮아 많이 아는건 좋은거잖아. 괜찮아괜찮아. 내가 왜 반도체 재료 수업들을 듣고, 왜 전자기학도 아니고 전자회로 관련 수업들을 들었는지 머리가 까마득해 오지만 괜찮아 괜찮아 언제가는 써먹을 날이 올거야. 그리고 난 5학기에 125학점. 젠장 졸업시켜줘. 학점만 따지면 난 1년 조기졸업이 아니라 1.5년 조기졸업이 가능하다구. 졸업 논문을 써야하지만. 젠장 뎀잇. 갓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