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

from 2007 2007. 6. 11. 00:29

사실 뭐 여행이라니.
맨날 경부선만 타고 다니는데
더군다나 부산까지 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그 사이 아무 재미없는 구간만 다니니까 여행은 아니지만.

아무튼 내가 차타고 기차타고 뭐 타고 하는거 좋아하는 이유를 오늘 깨달은 감격스런 날이군요.
뭐랄까.
제일 긴장이 풀리는 공간이라서 그렇다고 결론.

역시 난 공간에 민감해염.

탈것에 탄 상태에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전혀 죄책감이랄까. 그런게 안 드니까.
사실 도착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으면 평상시랑 다를게 없는데
탈 것에 타고 있는 시간이 기니까
도착한다는 것을 의도적이든, 혹은 심리적으로든
인식하지 못하니까 그런거 같다.




그나저나. 오늘도 난 늙어도 절대 저렇게는 안 늙어야지 라는 사람 또 발견했다.
글쎄. 내가 창가쪽 자리인데
어느 아줌마와 할머니 중간 분이 창가에 앉아 있더군
그래 내자리라니까 나보고 어디까지 가냐고 묻길래
서울까지 간다고 하니까
자기는 천안이라며 천안에서 비켜주겠다네?
아 네 그러세염 [사실 천안이 어디 붙어있는지를 몰라염]
그러고서는 구미까지 갔다가 아무래도 나도 불편하고 뭔가 이상해서 자리 바꿔달라고
말은 그냥 허락을 구하는 거였지만 의자에서 일어나서 물은거라 반강제성을 띄고 있었기에
뭐 순순히 비켜주긴 하더만

근데 천안역에서 안 내리네?
수원까지 가네?
씨바 수원이면 서울 코앞이잖아.
내가 구미에서 안 비켜달랬으면 수원까지 자리 안 비켜줄 셈이었던거야.
내가 창가자리라고 얼마나 좋아했는데. [...]

사실 대구에서 서울까지 4시간인데 대구에서 천안까지도 3시간이었다.
어쩌나 저쩌나 막되먹은 할망씨.





아무튼 제목으로 돌아가서.
기차여행이란걸 하고파요.
근데 8월까진 시간이 없어서 할수 있으려나.
9월은 정기적으로 나오던 돈이 안 나오니 할수 있으려나.

음. 7월중순에 나 방학 있는데
그때 어디 놀러갈 사람?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 유일한 기간이라. ㅎㅎ
뭐 그래봤자. 길어야 1주일짜리 방학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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